가정의 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더 좋은 가정의 달을 준비하기 위한 아픈 성찰을 좀 해봤으면 합니다.

  5월에는 어버이날이 있지요. 축하받기 이전에 본인이 남에게 정말 좋은 어른이었는지. 내가 과연 내 자식이 살아갈 사회에서 좋은 영향을 미치는 어른이었는지. 이 점을 생각해봐야 하는 때가 아닌가 합니다.

  혹시 자식들 기억에 술을 무분별하게 마시고 재물 없애는 어른은 아니었는지, 조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배우자에게 무심하며 공부를 게을리 하는 부모가 아니었는지 떠올려보십시오.

  딸 기르는 아버지가 밖에 나가 남의 집 딸의 몸에 슬쩍 슬쩍 손을 대거나 추한 행동을 딸뻘 앞에서 하거나 자식 키우는 어머니가 남의 집 아들 고용하면서 임금을 체불하거나 말을 험하게 하는데 어버이날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미 세상에 나가서 본인들 손과 입으로 본인들의 딸 아들 들이 살아갈 세상에 불법의 씨를 뿌려놓았는데 효도를 하거나 받는다고 한들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요.

  청소년들을 선도하고 가르친다면서 어른 지위에 있으며 술 마시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는지, 나이를 더 먹고 좀 더 가졌다고 어린 청소년들과 어린아이들 앞에서 갑질을 하지나 않았는지, 수신제가를 먼저 해야 하는 때가 아닌가 합니다.

  내가 내 행동을 통제하고 어딜 가서나 좋은 아버지, 어머니가 되는 것이 효의 근본뿌리가 돼준다는 인식을 이제는 해도 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못 먹고 못살던 시대의 저열하고 천박한 습성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에게는 교양과 이성의 힘이 주어져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나 연령이 낮은 남의 집 자식에게 과도한 업무시간을 강요하거나 임금을 체불하면서 자기 자식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길 바라십니까?

  성매매를 하러 다니거나 노래방에 가서 도우미를 부르면서 자기 자식은 좋은 결혼을 하길 바라십니까?

  젊어서 배우자를 학대하고 재물을 가벼이 쓰고 술을 마시고 망가진 모습을 보여놓고 어버이날을 기다리셨습니까?

  본인들은 뛰어난 학업성취자가 아닌데 자식이 공부 잘하기를 바라십니까?

   본인 부모들은 외롭게 사시는데 자식에게 효도받길 바라십니까?

  자기 수준에서 바뀌지 않는 사회가 자기 수준에서 지켜지지 않는 교양과 도덕이 어떻게 남의 수준과 사회입장에서 바뀌고 지켜지겠습니까?

  암묵적으로 동의된 저열한 습성이 개인수준에서 고쳐지지 않는다면 그 저열한 습성들이 모여

“아무렴 어때, 내 자식만 아니면 되지”, “남들도 다 이러고 사는데” 라는 식의 저열한 불법이 허용된 사회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에서 효가 뿌리를 내리고 계승되겠습니까.

  어버이날, 어린이날, 이런 날들의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내가 오늘 지금 이 순간 그 날들을 위한 좋은 자양분이 되어 살고 있는지를 되짚어 보는 것이 우선이 아닌가 합니다.

  술을 마시는 모습을 청소년에게 보여주시면서 교육을 입에 담지는 말아야 합니다. 술을 마시고 실수하고 흐트러지며 판단력이 흐려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교육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청소년 음주문제와 범죄를 꾸짖기 전에 무엇이 저 아이들로 하여금 저런 길을 가도록 했나 어른입장에서 본인 삶을 되돌아봐야 한단 얘깁니다.

  남의 자식에게 과도한 노동을 시키거나 예의에서 어긋난 언사를 어른이라는 이유로 뱉어내는 것은 교육에서 벗어난 자의 행위입니다. 가정에 돌아가셔서 나는 어른인가, 나는 어머니이고 아버지인가, 다시 새기고 배우셔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내가 남의 자식에게 한 행위를 남이 내 자식에게 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근처의 불법 유흥업소 가실 때 나는 지금 좋은 부모인가, 이 행위를 내 딸과 아들이 그대로 따라 해도 괜찮은가,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성을 팔고 있는 이 대상을 내 아들이다 딸이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돈을 주고 내 아들과 딸을 범하는 모습을 떠올리시고 그래도 괜찮다는 결론이 나오는지 정직하게 바라보셨으면 합니다.

  자신보다 어린 그 누군가에게,

  본인이 살아오면서 배워온 모종의 나쁜 버릇, 나쁜 능력, 나쁜 무리의 힘 이런 것들을 행사할 때에 내 자식에게 누군가가 똑같은 일을 행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내가 해도 괜찮다고 여기고 반복한 일들은 저급한 문화의 자양분이 되고 남도 그 문화안에서 같은 죄를 짓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아동성범죄와, 노인성범죄, 걸핏하면 발생하는 어린 청소년 알바생들의 임금체불과 폭언, 폭행, 성추행, 성희롱 등이 계속해서 뉴스에 나오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어리고 작고 상대적으로 물정을 모르는 대상을 향한 혐오와 폭력이 만들어낸 범죄이지요. 언젠가 노인혐오범죄의 급증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바로 오늘 기성세대가 쌓아올린 저주의 탑입니다.

  또 다른 미래의 범죄원인을 지금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스스로 20년 후의 어버이날을, 그리고 어린이날을 준비하고 계신지 명철함으로 세찰하는 각성이 필요합니다.

  다소 격앙된 글이지만 꼭 필요한 얘기라고 생각되어 미문이 아닌 글을 외람되이 세상에 내보내며, 성현의 말씀으로 글의 뜻을 수렴하고자 합니다.

  논어의 학이편에서 효를 말하기를

子曰: 父在, 觀其志. 父沒, 觀其行; 三年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

자왈 : 부재, 관기지. 부몰, 관기행. 삼년무개어부지도, 가위효의.

(아버지가 살아서는 뜻을 살피고 돌아가시면 그 행적을 살피며 돌아가신 3년동안 아버지의 뜻을 고치지 않는 것이 효다.)

  지금 살아서 자식에게 살필만한 뜻을 갖고 계신지 그 행적이 사후에 자식이 따라해도 되는 행적인지, 그 행하는 도가, 사후에 3년간 자식이 그대로 따라해서 고치지 않아도 되는 도인지를 먼저 성찰하는 5월이 되었으면 합니다.